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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의대생들의 해외연수

메디칼타임즈=이은수 학생(울산의대) '백문이 불여일견'. 한국인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점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뜻인데, 의대생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의대생의 해외 연수는 타국의 의료 현황을 온몸으로 배우고 새로운 관점을 익힐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아직 배우는 단계의 학생이기 때문에 오히려 개방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후 의과대학 공부를 할 때도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진로 탐색에도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온 의대생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의대생의 해외 연수가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하고 싶은 건 많고, 방학은 짧다일반적인 대학생은 두 달 이상의 방학 기간을 갖지만 의대생의 방학은 다른 과에 비해 짧다. 특히 해외 연수에 관심이 많은 것은 대부분 본과생인데, 본과생의 방학은 2~5주 정도로 더욱 짧은 편이다. 하지만 해외 연수는 일반적으로 최소한 1주 이상 계획하기 때문에 의대생의 방학 기간에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 또 일정이 맞더라도 짧은 방학기간 동안 휴식과 재충전, 예습과 복습, 동아리 및 취미 활동, 의학연구 및 서브인턴십 등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은 학생들로서는 해외연수를 쉽게 계획할 수 없는 것이다.해외 연수를 '스스로' 계획하려면…의대생의 해외연수에서 어쩌면 방학 기간보다도 큰 문제는 접근성이다. 해외연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기관의 확인이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신청하기가 쉽지 않다. 의대생의 해외 연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의학연구 참여, 해외봉사, 임상경험 등 학생마다 각자 연수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는 다르기 마련이다. 그 중 연구나 임상 실습을 경험할 수 있는 해외 연수는 특히나 기회를 얻기 힘들다. 의대생은 기초 및 임상 이론을 배우고 실습하는, 아직 의사가 되기 전 단계인 '학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에게 연수 기회를 부여하는 의료기관은 많지 않으며 소수의 기관에서 모집하는 해외 연수는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한다. 대부분의 해외 연수는 한국인 학생만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의대생을 대상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경쟁자는 더욱 많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그렇다면 해외 '봉사'는 어떨까? 해외 봉사의 경우 필요한 전문 지식의 수준이 비교적 낮아서 기회가 더 풍부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해외 의료봉사가 분쟁지역이나 경제적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진행되는 만큼 안전 문제가 존재하고 해당 국가의 봉사 단체와 연락이 닿기도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연수 기회를 알아보고 계획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목마른 의대생, 우물을 파보자그렇다면 의대생으로서 해외 연수를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교환학생이다. 세계의대생협회연합인 IMFSA (International Federation of Medical Students Associations)에서 주관하는 SCORE(Standing Committee on Research Exchange)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지망하는 국가에 약 한 달 동안 교환학생으로 생활할 수 있다. 해당 국가의 의료연구에 참여하면서 의대 생활도 경험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것이다. 실제로 필자의 주변에도 SCORE 프로그램에 참여했거나 참여하기 위해 준비 중인 의대생들이 있다.단순한 교환학생이 아니라 해외 서브인턴십에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교환학생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서류와 준비 과정이 필요하며 현재 재학 중인 학교 커리큘럼에서 서브인턴십을 다녀올 수 있는 기간이 없다면 준비하기 어렵다. 해외 봉사를 희망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알아보고 계획하기 힘들지만 본인이 재학 중인 의과대학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갈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 경쟁률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학생 신분으로 해외 연수를 가보고 싶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할 것이다.필자는 대학에 입학한 예과 1학년 첫 해 목표가 '다양한 경험'이었을 만큼 이제껏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일들을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다양하게 도전해 보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해외 봉사는 물론이고 다양한 국가의 의료교육, 연구 및 임상 실습에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다. 올해 본과에 진입한 초짜 의대생임에도 해외 의과대학의 교육 커리큘럼이나 봉사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찾아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비록 지금은 직접 해외연수를 계획할 수 없고 짧은 방학 기간에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열심히 학업에 집중하면서 틈틈이 기회를 찾아보면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해외 연수가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의대생들의 다양한 경험과 감각을 키우기 위한 연수 프로그램이 꾸준히 생기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 
2023-08-21 05:00:00오피니언

의대생도 교환 학생으로 나갈 수 있다?

메디칼타임즈=김재균 학생(가천의대) 많은 대학생은 교환학생을 대학 생활의 로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의과대학을 다니는 학생이라면 교환학생 경험을 가지기는 힘들다. 필자 또한 USMLE 매칭을 준비하기 위해 옵저버십으로 해외를 나갔다 온 사람의 이야기 정도밖에 듣지 못했다. 다른 과 대학생은 한 학기 정도 해외에서 공부하며 언어도 배우고, 학점도 따고, 해외 경험을 쌓는 것이 가능하지만 자국 의과대학에서 공부해 의사국가고시를 응시해야 하는 한국 의대생들은 한 학기를 비우고 교환학생을 한다는 것은 거의 비현실에 가깝다.다행히도 KMSA(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에서 협약을 맺어 한국의 의대생들이 교환학생 경험을 할 수 있도록 SCOPE/ SCORE 연구 또는 실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관심은 있지만 SCORE/SCOPE 프로그램을 잘 몰라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의대생들을 위해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개해보려 한다.이 프로그램은 IFMSA(세계의대생협회연합)에서 주관한다. IFMSA에는 130여 개 국가 130만 명의 의과대학 학생이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단체다. 그렇기 때문에 교환학생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국가의 수가 매우 많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유럽 국가들 뿐만 아니라 대만, 브라질, 태국과 같이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의과대학의 연구실에서 본인이 관심 있는 연구 분야에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다.SCORE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해외로 보내는 만큼 해외의 학생들을 모교에서 수용하는 양방향 계약으로 운영된다. 필자는 현재 가천대학교의 SCORE(Standing Committee on Research Exchange) 연구교환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데 내년 가천대학교에서는 3명의 학생을 유럽, 남미 등의 의과대학 연구실로 보낼 예정이다. 또 브라질과 같은 다른 국가의 학생들이 가천대학교 이길여 암.당뇨 연구소에서 연구 인턴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연구 주제는 크게 기초과학(basic science), 실험실 작업이 있는 임상 프로젝트(clinical project with lab work), 실험실 작업이 없는 임상 프로젝트(clinical project without lab work) 등 세 분야로 나뉜다. 학생들은 선호하는 연구 주제 및 관심 분야에 맞게 각 국가의 특정 연구실로 배정되어 4주간 교수님 지도아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은 4주라는 기간 동안 해외 의과대학에서 연구실 생활을 하며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값진 기회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학생주도의 프로그램이라는 점 때문에 학교에서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만큼 순탄하지는 못하다.필자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해줄 수 있는 교수님들을 모집하기 위해 정말 많은 이메일을 썼었다. 그래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존재하기에 의과대학 학생들이 다른 국가의 의과대학 연구실 경험을 해보고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현재 전국 20개 의과대학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학교와 학생들이 SCORE/SCOPE 프로그램을 통해 교환학생 경험을 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3-01-02 05:00:00오피니언

의과대학 본과의 현재, 본과의 미래

메디칼타임즈=이동재 학생(경희의대) 본인은 현재 예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 그러나 배우는 과목은 '예과 2학년'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감이 없지 않다. 우리 의과대학의 예과 2학년은 발생학, 생화학, 미생물학, 해부학 등을 배운다. 기존에 본과에서 배우는 과목들이 몇 년 전부터 대거 예과 2학년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요즈음 다른 학교 의대생들과 교류를 자주 할 기회가 생겨서 그들의 학교 생활을 자주 물어볼 수 있었는데, 많은 학교들이 블록제 혹은 쿼터제를 채택하고 있었다.학기제는 의과대학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과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한 학기 동안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보는 흔히 아는 그 방식이다. 학기제는 방학의 기간을 길게 보장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 번의 시험에서 다루는 과목의 수와 각각의 공부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진다. 따라서 시험마다 대비해야 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많아진다. 또한 단 2번의 시험으로 수많은 과목의 성적을 정해 버리기 때문에 부담감이 과중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배우는 과목간의 유기성을 확보하기 위해 쿼터제 혹은 블록제가 도입되었다.쿼터제는 1년을 네 부분으로 나눈다. 한 쿼터는 약 두 달로 이루어지고, 쿼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루게 된다. 또한 블록제는 쿼터제를 더 잘게 쪼개어 한 블록당 과목 하나를 배운다. 따라서 시험을 몇 주에 한번씩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이 두 가지 방식은 학기제와 달리 한 번에 공부 할 양이 너무 많거나 한 번의 시험으로 학점의 큰 부분이 결정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시험을 치뤄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크고, 방학이 짧다는 특징이 있다.학기제를 하고 있는 우리 학교 본과 선배들이 자주 하는 말이 "한 번의 시험이 끝나고 나면 기억 나는 것이 없다"였다. 이처럼 단기간에 수많은 과목을 공부하고 시험을 보면 객관적으로 과목들 간의 연결이 약할 뿐만 아니라 학습의 효과가 떨어진다고들 이야기한다. 이것을 블록제 및 쿼터제로 전환한다면 순간적인 학업부담이 약간 줄어들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만약 본과에 집중된 의학과목이 분산되어 있다면 술기의 발전으로 늘어나는 학습량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교과목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할 수 있지 않을까?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예과 2년 + 본과 4년 제도를 폐지하고 통합적인 6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과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남는 지식이라고는 의학 이외에는 거의 없다. 이처럼 현재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 의대생을 더욱 폐쇄적인 회로 속으로 밀어넣는다. 급변하는 시대상황 속에서 아직도 옛날과 같은 교육과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쉬웠다의과대학의 학제 개편은 몇 년 전부터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아무런 성과가 없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 신찬수 이사장은 지난 7월 통합 6년의 학부체제 내에서 학생들이 임상만이 아니라 연구와 같이 다양한 교육을 이수하도록 여유롭게 커리큘럼을 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단순히 4년동안 존재하던 본과 교육과정을 6년으로 분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 의과대학 학생들에게도 다른 단과대학과 같이 교환학생을 갈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 일부 의과대학을 제외하고는 의대생이 외국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예시로 본인이 재학중인 학교는 아예 학칙상으로 의대생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지원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SCOPE/SCORE'같은 방식으로만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해외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한국에 한정되어있는 의대생들의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또 본과 때도 교양수업 혹은 타전공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컴퓨터공학과에서 진행하는 코딩수업이나, 경영학과의 마케팅원론 등과 같은 타전공 수업을 들음으로써 유연한 사고를 기를 수 있다. 더 나아가 부전공을 허용한다면 의료와 다른 분야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현재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의대생들이 의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우리나라의 의과대학 교육과정이 오직 '임상'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보수적인 교육과정이 아니라 의과학자, 의대 출신 기업가와 같이 더 다양한 진로를 제공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2022-11-21 05:00:00오피니언

'의학밖' 탐색하는 의대생들…연세의대에 부는 새바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예과 시절이 유일하게 놀 수 시간이다. 실컷 놀아라." 의과대학에 입학하면 흔히 듣는 얘기다. 하지만 연세의대는 "예과때 의학 이외 타과 전공을 경험해보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아무생각 없이 즐겨라'에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예과시절에 의학 이외의 분야를 접할 수 있는 시간으로 기회를 가지려는 의대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의예과 부전공 맞춤형 교육과정'. 연세의대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바람은 어디에서 시작한 것일까. 박용범 부학장(우측)과 정한나 교수(좌측)는 연세의대 부전공 맞춤형 교육과정을 이끌고 있다. 최근 연세의대 박용범 교육부학장(류마티스내과)과 의예과 학사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정한나 교수(의학교육학교실)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앞서 지난 2016년 2017년도에도 한두명씩 타과 부전공을 이수하는 경우는 있었다. 이를 본격적으로 제도화한 것은 지난 2018년도. 고강도 학생(가명)은 예과 과정에서 응용통계학과, 경제학 2개를 부전공했다. 연세대 본교 학생들은 4년에 걸쳐 이수하는 과목을 예과 2년에 이수하려면 여름, 겨울 계절학기까지 쉬지않고 수업을 들어야 가능한 고강도 일정이지만 결국 해냈다. 자발적 예과 3년을 다니고 있는 학생도 있다. 호기심 학생(가명)은 경영학을 복수전공함과 동시에 일본 교환학생을 신청했다. 복수전공은 부전공보다 더 많은 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지만 예과 과정을 1년 늘리면서까지 열정을 불태웠다. 연세의대 2016~2018학번 의대생의 부전공 현황. 부전공 이수자가 미이수자 보다 평균 학점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부전공에 관심을 갖는 의대생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부전공을 이수한 의대생은 그렇지 않은 의대생보다 평균 학점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한나 교수에 따르면 2020학번으로 입한한 의예과 학생 121명 중 73명이 부전공 이수 의사를 밝혔으며 25명은 고민 중이다. 지난 2019년 입학생 중에는 47명이 부전공을 이수 중으로 예과 학생의 1/4를 차지했다. 즉, 과거 부전공도 이수하는 '특이한' 의대생에서 전체 의예과 학생 중 절반이 하는 '대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연세의대 2018학번 부전공 현황 연세의대는 예과에서 부는 바람을 본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과부터는 의학과 내 다양한 일반 선택과목과 연계해 융합형 인재가 지속적으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과대학 내 '연구멘토링' '심화 연구 멘토링' '연구 인턴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수가 학생별로 진로상담을 실시하는 LC(Learning community) 시스템이 바로 그것. 의대생 진로 탐색 프로그램 일환으로 2년에 한번씩 개최하는 진로 박람회도 의대생들의 시야를 넓히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한나 교수는 "앞서 2016년, 2017년 당시 의학 이외 타과 부전공을 한 학생들은 경영 관련 공모전이나 경진대회에 참여하는 등 의학만 전공한 학생들과는 달리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과대학 선후배간 자체적으로 '멘토스'라는 모임을 마련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용범 부학장은 "부전공을 이수한 학생 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새로운 문화로 자리를 잡아나가는게 중요하다"면서 "이들은 당장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시야를 확장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융합'을 강조하지만 의대교수와 자연대 교수는 서로 출발점이 달라 합의점을 찾기 어렵지만 융합적 시각을 지닌 의사는 자연스럽게 융합적 사고를 통해 창의적이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그의 바람이다. 박 부학장은 "이들은 의료계 내 레드오션을 두고 경쟁하기보다는 남들이 볼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020-05-06 05:45:58병·의원

정신질환자 대책, 국가책임 강화‧인식 개선 시급하다

메디칼타임즈=권시진 최근 상영되고 있는 영화 '조커'는 관객의 호불호를 떠나 소위 가장 핫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차별과 배제 등 감추고 싶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의 주인공, 아서 플렉은 광대 아르바이트를 하며 최고의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그의 발작적인 웃음은 위화감과 조롱의 대상이 된다. 결국 코미디 방송 프로그램에서 전국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한 그는 분노와 광기로 끝내 살인마 '조커'가 되고 만다. 아서 플렉이 조커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끔찍한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따른 살인의 책임을 온전히 그에게만 물을 수 있는 것일까? 이 사회가 부담해야 할 몫은 정녕 없는 것인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와 케어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의사의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영화 '조커'는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고민하게 한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50만명 정도의 중증 정신질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정신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 또는 재활시설에 등록돼 있는 정신질환자는 약 1/3 수준인 17만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33만명 정도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로 인해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시발로 최근의 정신과 의사 살해사건, 진주 안인득 사건 등 참담한 사건들이 정신질환자에 의해 연이어 발생했다. 이 사건들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세간의 심각한 우려를 낳았고, 이들에 대한 정부의 관리대책과 제도개선을 강력히 촉구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제시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대책이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이 높은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행정입원 제도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마저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침해라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효과적일 것으로 보이는 몇몇 정책마저도 인력 및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보건 예산 중 정신건강 관련 예산은 1.5%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WHO가 권고하는 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고, 예산 확대를 통해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관리체계를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한편, 정부의 책임 아래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확립하는 것과 더불어 반드시 수반돼야 할 또 다른 과제가 있다. 그것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개선과 조기 진료 및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은 완치되기가 쉽지 않지만 적절한 치료가 진행된다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질병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정신질환자는 실제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이들이다. 따라서 모든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사회적 격리로만 해결하려는 시도는 필요충분한 대책이 아니다. 다행히도 의료인 선배님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2, 3인 병실의 보험급여는 정신병원과 의료재활시설에서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확대됐다. 또한 정신질환자의 약제비용을 '일당정액제'가 아닌 별도로 분리 청구할 수 있게 돼 좋은 약을 싸게 처방받을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적절한 치료 및 케어를 위한 의료인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필자는 미국 교환학생 시절, 자폐통합센터라 할 수 있는 'Emory Autism Center'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곳에서는 자폐질환자의 치료 및 연구는 물론, 자폐질환자의 부모를 대상으로 올바른 케어방법을 교육하고, 나아가 자폐아동과 일반아동이 함께하는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특정 질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의료인들이 환자에 대한 연구와 치료를 넘어 환자와 관련한 행정 및 교육 전반에까지도 역할을 확대해야함을 시사해주는 현장이었다. 의료인은 정신질환자를 가장 잘 이해하며, 정신질환자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료란 환자의 병을 고치는 것만이 아니라 환자의 감정을 주의 깊게 살피고, 완치 후 환자가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것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금도 밤낮 없이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인들에게는 과도한 주문일 수 있겠지만,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바로잡고, 그들이 차별과 배제 없이 사회의 온전한 구성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의료인들의 사회적 책임감과 행동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이다.
2019-11-04 05:45:50오피니언

외국인 보험 청구 대행 ‘아임닥터’ 공식 런칭

메디칼타임즈=정희석 기자 아임닥터 홈페이지 외국인 환자의 보험 증권 분석과 보험 청구를 대행하고 있는 스타트업 ‘아임닥터’가 자사 서비스의 공식 런칭을 13일 알렸다. ‘보험 청구 대행’은 아임닥터가 환자 보험 증권을 분석해 환자 대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서비스. 지난해 아임닥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중 보험환급이 가능함에도 보험 청구에 대해 모르거나 어려워서 보험 청구를 하지 않는 비율이 60%에 달했다. 아임닥터에 따르면, 보험 한 건 당 평균 지급 금액은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500여만원에 이른다. 아임닥터는 단순 청구 대행이 아니라 자사 전문 인력을 통해 보험 증권을 분석한 후 보험사에 청구하기 때문에 환자 개인이 직접 보험사에 청구하는 것보다 보험금 지급액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환자는 보험 청구 대행을 위해 아임닥터에 개인정보 제공 동의만 하면 된다. 단 보험 청구 대행 서비스는 모든 병원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아임닥터에 수익조건 동의를 한 아임닥터 제휴 병원에서만 진행 가능하다. 현재 아임닥터 제휴 병원은 수도권 소재 20여개가 있다. 아임닥터 임영관 대표는 “보험 증권 분석을 통해 아임닥터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환자가 더 받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대학교 외국인 교환학생과 유학생 등 국내 체류 외국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면서 경기대·경희대 등 수도권 20여개 대학교와 제휴를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환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제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제휴 병원을 약 50군데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8-02-13 16:52:39의료기기·AI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⑱

메디칼타임즈=이영민의예과 학생의 조금은 특별한 교환학생 및 배낭여행 연수기 ⑱ - 아즈텍과 마야인의 땅, 멕시코 1부 - 처음에는 망설여졌다. 그리고 두려웠다. 물론 한 때 아즈텍과 마야 문명이 꽃핀 지역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간혹 뉴스에서 들려오는 갱단의 이야기 그리고 극심한 공기오염과 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그곳 멕시코를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날 당시만 해도 필자가 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런 일이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고 어느덧 필자는 두 번째로 멕시코 땅을 밟고 있었다. 그만큼, 멕시코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는 여행지임에 틀림이 없다. 테오티우아칸의 사진. 언덕처럼 보이는 이곳은 사실 계단식 피라미드이다. 아주 희미하게 피라미드 위에 점으로 보이는 물체가 바로 사람이다. 이전 호에서 연재되었던 칸쿤 또한 멕시코에 속해 있었던 만큼, 필자가 이번에 배낭여행지로 두 번이나 갔다 온 나라는 멕시코가 거의 유일하다. 다만 이번에 들르게 된 지역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 시티이다. 멕시코 시티를 가게 된 주된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멕시코에서 꽃핀 두 번째 문명지인 아즈텍 문명을 탐방하는 데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칸쿤 지역은 유카탄 반도에 위치하여 마야 문명이 지배하던 지역이었던 반면, 멕시코 시티 인근 내륙 지방은 아즈텍 문명이 자리 잡았던 지역이다. 이 두 문명의 공통점이라 하면 바로 이집트의 피라미드 형식의 건축물들이 많다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칸쿤에는 근교에 치첸 잇사(Chichen Itza)라 불리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의 마야 유적지가 있으며, 멕시코 시티 근교에는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이라 불리는 계단식 피라미드 도시가 존재한다. 테오티우아칸은 치첸 잇사와 비교해보면 그 웅장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피라미드의 경우는 크기도 크기이지만 그 높이가 하늘을 우러러 볼 정도로 높았다. 그 옛날에 이렇게 높은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게다가 고도도 높아서 산소도 희박할 텐데 그런 곳에 높은 건축물이 서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필자는 사진 속에 있는 피라미드를 직접 올라가 봤는데 높이도 높이거니와 날씨가 너무나 더워서 땀을 엄청나게 쏟았던 기억이 있다. 또한 넓이도 엄청 커서 이곳을 둘러보는 데에만 거의 하루를 꼬박 잡았었다. 이 현장에 있었던 그 순간에는 과거의 아즈텍 문명이 얼마나 번영했는지를 몸소 느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테오티우아칸을 뒤로 하고 멕시코시티로 들어왔다. 멕시코시티는 시내 중심과 주변부로 나뉘어 있는데 변두리 지역으로 나갈수록 위험한 지역이 비교적 많아진다. 때문에 시내 중심부에서 대부분의 배낭여행이 이루어졌는데, 특히 광장인 소깔로(Zocalo)를 중심으로 주변에 대성당(Cathedral Metropolitana de la Ciudad de Mexico)와 궁전(Palacio Nacional)은 과거 스페인 식민정부 시절 이 지역에 발달한 남미식 유럽풍의 문화를 엿보기에 충분했다. 특히 궁전의 내부에는 벽화가 많이 그려져 있었는데 스페인의 침략 당시 원주민들이 학살당하는 장면들을 사실적으로 그려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와 더불어 멕시코시티의 여행의 맛을 더해준 것은 바로 우리나라 입맛과 매우 흡사하면서도 독특한 먹거리에 있었다. 칸쿤은 미국과 근접하고 휴양지여서 그런지 약간 미국식의 느끼한 맛이 가미되어 있었다면, 이 곳 멕시코 시티의 시장에서 먹는 타코와 살사 소스와 함께 찍어먹는 나초는 참된 멕시코의 향을 품고 있었다. -2부에 계속
2016-08-24 13:42:42오피니언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⑰

메디칼타임즈=이영민의예과 학생의 조금은 특별한 교환학생 및 배낭여행 연수기 ⑰ 드디어 모든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미국을 뜨는 날이 되었다. 늘 보던 풍경을 떠난다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고 실감도 잘 안 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진짜 떠나는 시간이 되고 나니 생각보다 담담하게 LA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필자의 모습을 보았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다른 학과처럼 긴 방학을 가지게 될 수도 있는 만큼, 4월 말에서 5월 초 경에 학기가 끝나는 미국 대학교의 일정 때문에 생각보다 더 긴 여름방학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탐험에 좀 더 목말랐던 필자로써는 이번 기회가 어딘가를 더 돌아보고 배울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단순히 근방의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가자는 초심이 점점 더 커져서 이제는 약 80일간동안의 여행으로 그 방향을 틀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막상 80일간 배낭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막막하기도 했다. 그 이유를 꼽아보자면 미국에서 나가는 비행기편만 구입해두고 이후의 일정은 열어두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서 떠나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물론 어느 나라를 여행하고 싶은지 어디를 여행할지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결정해 놓은 상태였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미리 계획을 확실하게 안 세워두는 이상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현장에서 가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현지에서 교통편이며 숙소를 직접 구하면 미리 예약하는 경우보다 때로는 저렴한 가격에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에 여행 경비도 상당한 고려변수가 되는 대학생에게는 조금이라도 경비를 아껴보기 위한 차선의 카드로 작용하기도 했고 그것은 필자에게도 마찬가지의 옵션이 되었다. 특히 비행기 편의 경우 항공권 가격이 시시각각 변했기 때문에 적기에 최적의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무작정 다음 목적지인 남미로 떠나게 되었다. 여행 일정은 80일간 남미와 아프리카, 유럽대륙을 거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남미로 넘어가는 항공편 이후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개략적으로 남미에서 약 1달 반, 아프리카는 경유지로 하고 유럽에서 약 1달 정도 있는 걸로 일정을 잡았다. 가장 먼저 멕시코에 다시 들러 멕시코시티와 칸쿤을 둘러보고, 본격적으로 남미 콜롬비아 보고타로 넘어가서 잉카 문명의 발상지인 페루의 쿠스코와 마추피추, 그리고 소금사막이 있는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을 거쳐 마지막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계에 있는 이과수 폭포를 둘러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남미는 대부분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현지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정보를 듣고 미국에서 틈틈이 생활 스페인어 공부를 했었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다. 한 달 정도 공부를 했지만 겨우겨우 스페인어를 더듬거릴 수 있는 정도밖에 안되어서인지 미국을 출발하면서부터 의사소통이 가장 걱정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 닥칠 어려운 일들도 잘 해결해 나갈 거라는 것을 믿으며 멕시코로 향하는 비행기 속에서 그렇게 다짐을 했다. 이제 곧 멕시코시티에 도착을 한다. 다시 한 번 위대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예상되지는 않지만 분명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 다짐하며 어느덧 비행기는 멕시코 시티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었다. 80일간의 질주, 그 사이사이에 어떠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을지라도, 굳건히 버티고 나아갈 나를 위하여 필자는 성큼성큼 남미로 한 발자국씩 내딛고 있었다.
2016-08-19 09:45:14오피니언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⑯

메디칼타임즈=이영민의예과 학생의 조금은 특별한 교환학생 및 배낭여행 연수기 ⑯ 미국 서부 - LA 바야흐로 필자의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시작점이었던 미국의 마지막 목적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황홀했던 그랜드 캐니언의 여정을 뒤로 하고 이제는 진정한 세계 배낭여행을 앞두고 거치는 미국의 마지막 장소, LA로 향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듯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표현할 수 있는 미국에서의 4개월간의 생활.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고 각각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처음 도착할 때의 설렘과 기대감, 두려움들은 이제 익숙함과 친숙함, 그리고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으로 대체되었다. 역시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문화는 다를지라도 결국 사람의 본질은 어딜 가나 비슷하다는 것을 미국에서 느낄 수 있었다. 대의적인 공통점 가운데에서 보이는 소소한 차이점을 배워가며 그렇게 성장했던 미국에서의 하루하루를 반추해보니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고 있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필자의 예과 생활은 언제나 그렇듯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덧 필자는 본과 1학년이고 벌써 그 중 한 학기가 지나가 버렸다. 모두가 느끼겠지만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정지해 있는 그 순간에도 뚜벅뚜벅 정지함 없이 자기 갈 길을 걸어가는 주체가 바로 시간이다. 그리고 왠지 같은 시간이긴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개인적으로 체감 시간은 점점 더 빨라진다고 느끼게 된다. 아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점점 더 우리는 결국 죽음이라는 최종 목적지까지 걸어가고 있다는 진리의 다리 위에 우리가 서 있기 때문이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걸어왔던 시간을 되돌아 볼 필요성이 있다. 필자에게 있어서 LA는 그 마지막을 정리하는 장소로써의 역할을 하였다. 광활한 땅 미국에서 마지막을 보낸 곳인 LA에서의 관광은 물론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한 거리의 풍경을 이젠 한동안 못 볼 생각을 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할리우드 거리를 걸으면서도 얼핏 플로리다의 올랜도(Orlando) 거리가 실루엣처럼 겹쳐 나타날 때가 있었다. 그럼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때를 회상하며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을 함께 음미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것은 비단 할리우드와 같이 유명한 장소에서 뿐만 아니라 LA 어딘가에 있던 길거리 한복판에서 가지기도 했고 아니면 비교적 유명한 편에 속하는 LA의 코리아 타운에서도 가졌다. 과거의 시간과 LA에서 있었던 순간의 교감 사이에서 필자의 삶이 생성되었고 그 순간은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가졌던 인간관계는 인연이 되었다. LA는 솔직히 이야기 하면 관광 도시로써의 매력보다는 상업적으로 발달한 도시의 이미지를 내뿜었다. 할리우드도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즐비하였고 역시 시내 중심도 나가보면 빼어날 정도의 관광지가 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도시다운 도시를 둘러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런 만큼 먹고 즐기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해도 되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LA갈비로 알려진 고기를 현지에서 먹어보고 싶었으나 못 먹은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이제 내 발길은 LA 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몇 시간 뒤에는 미국 땅을 뜰 것이고 내 몸은 남미를 향해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교환학생 이후의 홀로서기가 시작되고 있다.
2016-08-16 09:36:15오피니언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⑮

메디칼타임즈=이영민 라스베가스와 그랜드 캐니언 미국에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개월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마쳤다. 그러나 여기가 필자의 궁극적인 종점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후에 펼쳐질 배낭여행 기간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학기가 끝나기 한 달 전부터 80일간의 설레는 여정을 준비하느라 밤을 샌 게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여행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 짧은 질문에 무수한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필자는 우리 몸 안에 숨겨져 있는 잠재력을 따라 떠나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순간 지식과 지혜의 지평선은 더욱 더 넓어진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해보지 못했던 생각들, 우리가 간과했던 삶의 노하우들을 여행을 통해 배우고 또 만끽하게 된다. 단순히 먹고 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찌들었던 삶에서 잠시 발을 빼고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자신을 성찰해 볼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바로 배낭여행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개월간 플로리다 주와 그 지척에 있는 미국 동부를 시간이 날 때 마다 여행해서 이 여정의 시작점을 옆 동네인 미국 서부지역으로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이아가라 폭포와 더불어서 미국에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꼽히는 로키 산맥(Rocky Moutain)과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이 모두 미국 서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그 웅장함에 넋을 잃어봤던 필자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은 이제 감상의 경지를 넘어 경이로움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곳을 가고자하면 거쳐 갈 수밖에 없는 중간 도시가 바로 네바다 주의 라스베가스(Las Vegas)이다. 향락의 도시로 유명하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도착한 순간 필자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그 이유는 공항 한 구석에 카지노 기계가 떡하니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공항에서도 카지노 기계가 자리 잡고 있을 정도니, 이 지역의 카지노 산업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시내 중심가로 나가보니 호화로운 호텔들과 카지노들이 즐비한 거리가 나왔다. 거리에서는 분수쇼와 음악이 다채롭게 흘러 나왔고 밤에는 네온사인들이 대로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사막위에 지어진 도시여서 그런지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약간 황량한 느낌이 들었지만, 여하튼 인공물의 화려함을 잘 보여주는 곳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었다. 인공물의 아름다움을 체험했으니 이번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체험하러 갈 때이다. 라스베가스에서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투어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어느덧 영화에서 많이 보던 그랜드 캐니언에 도착하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보여주듯, 확연히 스크린 상에서 만나던 그 모습과는 감동의 크기가 달랐다. 광활한 지평선 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온몸으로 흐르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일개 인간으로서 가지는 자연 앞에서의 겸허함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멋진 인공물의 합작품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로키산맥 지역을 뒤로 하고 미국에서의 마지막 목적지인 LA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2016-08-03 05:56:45오피니언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⑭

메디칼타임즈=이영민의예과 학생의 조금은 특별한 교환학생 및 배낭여행 연수기 ⑭ 지난 4개월간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교환학생 시간은 흘러 어느덧 이 생활도 막바지에 이르러 있었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던 숙소에서 찍은 사진 처음 한국을 홀로 떠났을 때의 막연한 두려움은 어느덧 가시고 이제는 제 3의 고향이 되어버린 땅에서 이제는 작별의 고지만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듯이 기말고사가 끝난 이후 교환학생들끼리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파티가 한창이었다. 그 자리가 그들만의 축포가 되지 않고 모두의 축제가 되었던 것은 그 자리에 함께 해준 미국 친구들의 덕도 컸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함께였기에 마지막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치닫게 되니 다시 한 번 처음에 미국에 도착했을 때의 질문이 필자의 머리를 맴돌기 시작했다. 다시, 왜 교환학생이었는가? 이 질문에 대해 하루정도 곰곰이 성찰해본 결과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미약하게나마 요약해 낼 수 있었다. 냉정과 열정사이.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문구 안에 교환학생의 기록들을 압축할 수 있으리라. 한국과는 배경이 다른 곳에서의 생활이었기에 타인들을 조금 더 멀리 두고 조심스레 접근하려는 '냉정'과 그 가운데 긴밀히 이어지는 마음인 '열정'사이 흔들리는 외줄에서 줄을 타면서 여러 가지 경험들을 쌓고 내려오는 곡예사와 같은 심정이라고 하면 적당할 듯하다. 의사란 직업은 의술을 펼치는 직업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한 의료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심적 상태까지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 더해져야 진정한 의술이 완성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와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라뽀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한국보다 더 넓은 무대에서 필자는 공감대의 영역을 더욱 넓힐 수 있었다.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을 알아가면서 우리와는 다른 그들만의 색채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 색채를 바탕으로 내 그림판 위에 있는 물감들에 새로운 색깔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타국의 교환학생들도 함께 만날 수 있었던 자리였기에 합쳐진 색깔은 더욱 영롱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물감으로 필자의 도화지를 수놓는 순간, 이제 기존과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사람의 심정을 헤아리는, 그런 능력을 키우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만일 교환학생 기회가 아니었다면, 필자가 과연 미국의 작은 소도시인 탬파라는 도시에 가볼 기회가 있었을까? 아니면 최소한 다른 나라 학생들을 그렇게 많이 만나볼 기회가 있었을까? 단연코 말할 수 있는 건, 거의 일평생 대부분을 의학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서 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인 의대생에게 있어서 해외에 오랫동안 나가서 여러 사람들을 대면할 수 있는 기회는 20대라는 황금기에 찾아오는 이때가 거의 유일한 기회라는 것이다. 혹시 해외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이나 의사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주저 없이 도전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요즈음, 세상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대비에 실패하면 실패에 대비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기 쉽다. 세상이 변한다면, 그에 맞추어 의사도 변해야 한다. 이렇게 해외에 나가서 다양한 것을 배워올 수 있는 이 기회를, 이 지면을 보시는 독자 여러분들은 꼭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는 교환학생의 1막을 마치고 배낭여행의 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2016-07-26 11:41:00오피니언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⑬

메디칼타임즈=이영민의예과 학생의 조금은 특별한 교환학생 및 배낭여행 연수기 ⑬ 이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이를 다른 말로 해석해보면, 고민은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때로는 고민이 고통을 불러일으키고 심지어는 이 고통 때문에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고민과 삶의 연결고리, 이를 잠시마나 벗어나게 하는 해결책이 있으니 이는 바로 배낭여행이다. 물론 배낭여행 중에도 고민은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 속의 고민과는 격리된 행복한 고민이다. 그 날 점심은 무엇을 먹을 지, 이후의 일정은 어떻게 짤 것인지 등등의 고민을 하다 보면 하루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눕자마자 일말의 고민과 생각도 없이 바로 잠들 수 있는 즐거운 피곤함 속에 취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배낭여행이 주는 매력 포인트 중 한 가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수업이 비는 금토일 3일을 이용하여 미국 내의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예전 기사에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비행기 시간편이 맞지 않거나 기타 이유로 이 시간을 모두 써서 진정한 배낭여행을 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워싱턴을 여행할 당시에도 1박 2일에 맞추어 조금은 빡빡한 일정으로 다녀왔다. 하지만 열심히 스케줄을 조율한 결과, 마침내 목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3박 4일간의 온전한 배낭여행 루트를 짤 수 있었다. 바로 아메리카에서 절경으로 뽑히는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와 캐나다 토론토(Toronto)를 잇는, 이번에는 미국 바깥으로의 여행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더욱이 마침 캐나다에 갔던 교환학생 동기들이 필자가 여행하는 때에 마침 토론토를 여행할 계획이여서 토론토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자연의 웅장함을 본다는 설렘과 멕시코에 이어서 캐나다에 있는 동기들을 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많이 기다려졌다. 비행기가 Niagara Falls International Airport(IAG)에 착륙한 시간은 새벽 2시경. 마중나온 가족들과 함께 사라지는 다른 사람들 뒤로, 아무래도 공항 밖은 위험하단 생각에 필자는 동이 틀 때까지 공항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길을 선택했다. 사람 한명 없는 적적한 공항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로 나가는 첫 번째 버스를 타고 폭포에 도착했을 때, 뒤덮인 안개와 함께 울려 퍼지는 폭포의 굉음은 실로 대단했다. 그리고 해가 점점 뜨기 시작 하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의 자태는 고운 빛을 드러냈다. 깎아내린 절벽 틈새로 보이는 폭포는 태어나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폭포의 진수를 보는 듯 했다. 이 날 만큼은 이 폭포 하나를 제대로 보려고 얼마나 사방팔방을 뛰어다녔는지 모른다. 미국령에서는 이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여러 곳의 전망대를 설치해 놓아 이곳들에 가서 폭포를 보느라 하루종일 필자의 발이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특히 국경 위를 걸어가면서 감상하는 폭포의 모습은 실로 절경이었는데, 두 절벽사이로 이어진 구름다리 위에서 보는 폭포는 실로 압권이었다. 간단한 출입국 절차를 마치고 건너간 캐나다 령에서 본 폭포는 미국 측에서 본 그 모습보다 훨씬 웅장했다. 미국령에서 봤을 때 약간은 그늘에 가려서 잘 안 보였던 부분까지 이 곳에서는 선명하게 보였던 것이다. 자연을 하나의 화폭에 담는다는 건 욕심이라는 걸 알았지만 어쩔 도리 없이 하염없이 사진을 찍게 되었다. 이후에 간 토론토도 캐나다 특유의 상쾌함이 살아 숨쉬는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거주민들이 매우 친절함과 도시 앞으로 탁 트인 호수가 자리 잡은 토론토야말로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이런 흥미있고 흥이 있는 지역을 여행하면, 기본적으로 몸이 고단해진다. 그러나 그 고단함은 달콤한 고단함이다. 오늘도 곧 다가올 이 달콤한 고단함을 그리며 본1의 어느 날, 의자에 앉아 현실의 고단함 앞에 투쟁한다.
2016-07-22 11:11:40오피니언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⑫

메디칼타임즈=이영민의예과 학생의 조금은 특별한 교환학생 및 배낭여행 연수기⑫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은 기말고사를 치르고 방학을 맞게 된다. 자연이 만든 싱크홀, 세노테 학년이 높아질수록 방학기간이 다른 학과 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짧아지는 의과대학생들에게는 방학이야말로 그들에게 제대로 주어지는 휴식의 시간이라는 의미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방학 동안에 여행을 다녀오고 하는 일은 이제 예삿일이 아니다. 미국의 대학교에는 Spring Break라는 기간이 있다. 보통 학기 중간에 약 1주일 정도 휴식 기간을 주는데, 다른 말로 봄방학이라고도 한다. 미국에 있는 대학생들도 한국의 대학생들과 비슷하게 이 기간을 이용하여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자신의 고향을 다녀오기도 한다. (대부분 자신의 출신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미국 대학생들의 특성 상,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는 방학 기간이 아니면 고향을 다녀오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플로리다의 지리적 이점은 미국 내에서도 다른 곳으로 여행하기 좋은 곳 중에 하나로 만들어 놓았는데, 우선 서쪽으로는 멕시코만 건너 멕시코가 있고, 남쪽으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남미와도 인접해 있으며 남동쪽으로는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바하마 제도와 세계 최고의 육상 선수를 배출한 나라 자메이카 등 작은 섬나라들이 여러 곳 있다. 마야 유적지 치첸이사 이중에는 최근에서야 비로소 미국과 관계가 좋아진 쿠바도 지척에 있다. 이런 덕인지 미국 내에 있는 저가 항공사의 허브 공항들이 대부분 플로리다 주에 위치해 있다. 이런 이점을 살려서 필자도 봄방학을 이용하여, 전 세계인이 신혼여행지로 가장 선호하는 곳인 멕시코 칸쿤(Cancun)을 갔다 오게 되었다. 처음 멕시코를 가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동기 중에 멕시코로 교환학생을 간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봄방학 기간에 맞추어서 멕시코에서 만나기로 약속했고, 그 중에서도 휴양지로 인기 있는 칸쿤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멕시코의 갱단 이야기도 많이 듣고 지진도 나고 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쉽사리 여행하기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멕시코를 여행한 일은 교환학생 기간 중에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꼽을 만큼 황홀했고 아름다웠다. 칸쿤하면 생소한 분들도 꽤 많을 거라 생각한다. 칸쿤은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 동쪽에 자리 잡은 도시로 원래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으나 멕시코 정부가 관광에 투자하면서 휴양지로 개발한 도시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바다를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야생 정글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대형 싱크홀(대부분 물이 고여 있는 이 싱크홀 지대를 멕시코인들은 세노테(Cenote)라고 부른다.)은 이 지역을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게 하는데 일조했다. 아직도 그리운 멕시코 음식 탬파 지역도 해변을 낀 도시이니만큼 바다를 볼 기회는 미국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도 많이 있었지만, 만일 지상낙원이 있다면 그 곳의 바닷가는 아마 칸쿤에 있는 바닷가와 흡사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칸쿤의 바닷가는 태어나서 그 동안 봤던 바닷가와는 차원이 다르게 아름다웠다. 그 바다에 취해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그 본연의 아름다움이 하나의 화폭에 다 담기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거기에 더해 한국과 비슷하게 매콤한 향신료를 주로 하면서 저렴하기도 한 멕시코 음식은 미국의 기름진 음식에 조금은 지쳐있었던 필자에게 최고의 만찬이 되어 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감상하는 아름다운 바닷가의 경치는 아직도 필자가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칸쿤은 비단 바다로만 유명한 지역은 아니라고 앞서 설명했다. 예전 마야 문명의 발상지에 위치한 칸쿤은 지척에 마야 문명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칸쿤의 바다 옆으로 보이는 마야 유적지 그 중에서도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치첸이사(Chichen-Itza) 또한 칸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가장 잘 보존된 마야 최대의 유적지로 평가받는 이곳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아마도 계단식 피라미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에서만 보던 것을 실제로 직접 보게 되니 그 규모 또한 웅장하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더운 날씨에 지치기 쉬운데 그럴 때는 유적지 주변, 자연이 만들어 놓은 수영장인 세노테에 가서 몸을 식힐 수 있었다. 그거마저도 부족하다 싶으면 칸쿤의 해변을 따라 형성된 워터파크에서 스킨스쿠버를 하거나 맛있는 열대 과일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칸쿤의 워터파크는 여타 테마파크의 워터파크와는 다르게 천연 자연을 그대로 이용하여 만들어 놓아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그런 공원이 정글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굉장히 색다르게 다가왔었다. 봄에 주어졌던 7일간의 시간은, 지금도 의학 공부를 하며 지치는 순간에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다가오는 여름, 다시 한 번 오는 방학과 휴가의 계절, 마음이 설레고 불타오르는 이유다.
2016-07-20 00:00:00오피니언

복지부, 제10기 대학생 금연서포터즈 발대식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정기혜)은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대학생 금연서포터즈 및 관계자 약 400여 명이 모여 제10기 대학생 금연서포터즈 출범을 선포하는 발대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제10기 대학생 금연서포터즈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휴학생, 해외 교환학생, 어학연수생 포함) 총 100개팀(500명)으로 이루어졌다. 대학생 금연서포터즈는 2007년 처음 시작되어 올해 제 10기를 맞았으며, 100개팀(500명)이 선발되어 활동할 예정이다. 발대식에서 참가한 금연서포터즈는 10기 출범을 기념하고 앞으로도 금연 문화 확산과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금연 홍보에 동참할 것을 선서했다. 금연 홍보를 다짐하는 금연서포터즈의 단체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2016년 금연 정책 소개 및 이전 기수 활동 경험을 공유하는 토크콘서트, 스모크프리 캠퍼스 조성을 위한 지역연합 구성, 효과적인 금연 홍보 활동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특강, 인기가수 딕펑스의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10기 금연서포터즈는 오는 11월까지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담배연기 없는 스모크프리(Smoke free) 캠퍼스 조성을 독려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캠페인, 리포팅, SNS, UCC 활동 등으로 비가격 금연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우수한 활동을 전개한 전국 각지의 대학생 총 8개 팀을 선발하고, 우수 1개 팀에는 해외보건당국 탐방의 특전 및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여, 우수 및 장려 7개 팀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상 및 장학금을 차등 지급한다. 2007년 1기를 시작으로 9기까지 총 6107명의 서포터즈를 배출한 금연서포터즈는 지역사회 및 캠퍼스 내 금연 환경 조성 및 전 국민 대상 파급력 있는 온라인 활동을 바탕으로 한 금연 메시지 확산을 통해 금연 캠페인에 크게 이바지해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금연서포터즈는 그 동안 젊은 층을 주요 타깃으로 금연과 흡연 예방에 대한 메시지를 참신하고,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전달했다"면서 "앞으로도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담배규제정책 및 국가금연정책에 대해 열정적으로 알려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6-07-18 09:20:25정책

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⑪

메디칼타임즈=이영민의예과 학생의 조금은 특별한 교환학생 및 배낭여행 연수기 ⑪ 필자가 교환학생을 간 탬파는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플로리다하면 유명한 곳들이 많다. CSI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카리브해의 도시 마이애미와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테마파크가 밀집되어 있는 올랜도와 같은 지역은 이제 한국에서도 꽤 널리 알려진 곳들이다. 특히 올랜도는 탬파에서 버스로 불과 1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필자가 탬파에 있으면서 꼭 한번은 가봐야 겠다고 다짐한 지역이었다. 3일 공강을 만들어 놓은 덕에, 이 3일을 이용하여 플로리다 지역을 여행할 수 있었는데, 가장 가기가 수월했던 지역이 올랜도였다. 올랜도 시내 자체는 볼거리가 별로 없었지만 올란도 주변으로 위치해 있는 많은 테마파크들은 미국 내에서도 이곳을 유명한 지역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 중 가장 큰 테마파크는 디즈니랜드(정식 명칭은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로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테마 파크로 4개의 테마 파크와 2개의 워터 파크를 보유하고 있어 테마파크 4곳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1주일 정도는 잡아야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볼거리도 풍부하다. 그 다음으로 유명한 곳으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올랜도가 있다. 유니버셜은 미국에서 유명한 영화 제작사 중에 하나로 유니버셜에서 개봉한 영화 중에서 잘 알려진 영화들을 선별해 그 영화의 공간을 재현해 낸 테마파크로 역시 2곳의 테마파크와 1곳의 워터파크로 이루어져 있어서 하루만에 다 둘러보기는 힘든 곳이다. 이외에도 각종 해양 생물들을 전시해놓은 워터 테마파크 씨월드와 최근에 강원도 춘천에 설립된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테마파크 레고랜드도 올란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유명한 테마파크에 속한다. 또한 올랜도 근교에는 로켓을 발사하는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도 위치해 있어 우주에 관심이 있던 필자로써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 모든 곳들을 전부 가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디즈니랜드의 경우 필자가 어렸을 때 일본에서 가보았고, 씨월드는 호주를 여행할 때 골드코스트에서 가보았기 때문에 일단 보류했고,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의 경우 가는 교통편이 좋지 못한 데다 국제 면허증을 발급받지 못한 상태로 미국에 와서 운전마저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정말 가고싶었지만 아쉽게도 못 가게 되었다. 레고랜드는 한국에 곧 들어올 예정이기도 했고, 레고랜드를 가기에는 이미 나이가 많이 찼다는 생각도 들어서 패스했다. 그리고 모든 곳을 갈 수가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테마파크 1일 이용권이 평균 $100에 육박할 정도로 비쌌고, 관광지답게 숙박료 또한 만만치 않게 들어가서 대학생이 감당하기에는 그 비용이 결코 적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2일동안 즐기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특히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플로리다 주내 대학생들에게는 일정 금액을 할인해 주었는데 교환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학생증만 있으면 할인이 가능하다 하여 필자도 플로리다 주 대학생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할인받고 입장할 수 있었다. 크다크다 말로만 들었지만 유니버셜 테마파크에 들어가서 실제로 보니 그 규모가 굉장했다. 물론 기술 또한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그런지 영화에서만 보던 장면을 현실감있게,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특히 해리포터의 영화 장면을 묘사해 놓은 곳은 필자가 영화 속에 들어와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흡사하게 묘사를 해 놓아서 사진도 많이 찍고 기념품도 사기도 했다. 다만 성수기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놀이기구를 타거나 어디를 갈 때에 대기시간이 아무리 짧아도 15분에서 20분정도는 기다려야 했다는 점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미국에서, 그것도 플로리다에서 교환학생을 했기에 다른 곳에서 했으면 생각지도 못한 여정을 많이 다녔고 뜻 깊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제 그 과정의 절정인 봄방학과 여름방학이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2016-07-01 05:00:55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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